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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김진이 간다]힘든 노인들의 ‘오아시스’ 무료급식소

2019-12-31 2 Dailymotion

<p></p><br /><br />한 해 마지막 날입니다. <br> <br>새해가 오기 전 우리 이웃을 한번 더 돌아보면 어떨까요. <br> <br>이렇게 추운 날씨에도 한 끼 식사를 위해, 작은 용돈을 받기 위해 온 종일 시내를 돌아다니는 어르신들이 있습니다. <br> <br>그분들의 이야기를 김진이간다, 김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.<br><br>[리포트]<br>[김진] <br>제가 나와 있는 종로의 한 골목에는 추운 날씨에도 2백여 명의 사람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는데요. 점심 한 끼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무료급식소를 이용하기 위해서입니다. 많은 사람이 시끌벅적한 연말연시를 보내고 있는 이때, 단돈 몇 천 원 때문에 거리로 나섰다는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. <br> <br>아직 해도 뜨지 않은 이른 새벽, <br>누군가 골목길을 달려와 번호표를 뽑습니다. 줄이어 이곳을 찾은 사람들이 받아든 것은 무료급식소의 배식 번호표입니다. <br> <br>1년 365일 점심밥을 무료로 제공하는 급식소는 일찍부터 음식준비로 분주합니다. <br> <br>[A 무료급식소 봉사자] <br>평소 매일 300인 분을 하는 거예요. 왜냐하면 그때그때 (인원이) 달라요. 어제 같은 경우에는 322명. <br> <br>이곳은 찾는 사람은 하루 3백 명 안팎, 대부분 어르신들입니다. <br> <br>배식이 시작되기 20분 전,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섭니다. <br> <br>[피디] <br>안녕하세요 어르신. 첫 번째예요? 1번? <br> <br>[무료급식소 이용자] <br>네 <br> <br>제일 먼저 도착한 어르신은 한 시간을 기다린 뒤에야 아침 여섯시 반쯤 번호표를 뽑고, 4시간을 길에서 배회했습니다. <br> <br>[무료급식소 이용자] <br>여기 온 사람들이 10번까지는 5시 30분쯤에 오는 거예요. <br> <br>[무료급식소 이용자] <br>첫 차 타고 와. 군자역에서 5시 32분에 출발하거든. <br> <br>[무료급식소 봉사자] <br>1번, 2번! <br> <br>찬바람 속에서 기다리기를 몇 시간 째. 드디어 따뜻한 밥 한 그릇을 먹을 수 있습니다. <br> <br>[무료급식소 봉사자] <br>더 드릴까요? <br> <br>[무료급식소 이용자] <br>네 <br> <br>[무료급식소 봉사자] <br>이만큼 드릴까요? <br> <br>[무료급식소 이용자] <br>네 <br> <br>새벽부터 반나절을 기다렸지만 식사 시간은 불과 5분 남짓. 이들에겐 나름대로 자기만의 무료급식 경로가 있습니다. <br> <br>[무료급식소 이용자] <br>점심 먹고는 춘천도 가고 소요산도 가고 도봉산도 가고.. 일주일 동안 (갈 곳이) 계속 있는 거지. <br> <br>노인들에게 간식거리도 챙겨줍니다. <br> <br>[제작진] <br>무료급식 많이 이용하세요? <br> <br>[무료급식소 이용자] <br>백반 한상에 5천원이나 7천원 이러잖아요. (무료급식이) 도움이 되죠. 많이 <br><br>일요일 아침. 서울의 한 교회 예배당에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듭니다. <br> <br>예배가 시작되자 교회 안은 어르신들로 가득 찼습니다. 그중에는 유독 피곤해 보이는 이들도 있는데요. <br> <br>잠시 후, 예배가 끝나자, 교회관계자가 천 원짜리 지폐를 세서, 한 사람당 삼천 원씩 나눠줍니다. <br> <br>[이강호 / A교회 목사] <br>이분들이 외롭고 소외당한 분들이라서 굉장히 행복해하죠. 돈도 주고, 빵도 주기도 하고. 약도 드리니까 <br> <br>그런데, 은밀하게 쪽지를 주고받는 사람들이 눈에 띕니다. 누가 볼까봐 슬쩍 숨기기까지 하는데요. <br> <br>[김 모 씨] <br>여러 군데가 있어요. (돈을 주는) 교회가 여러군데. 그 사람들하고 정보를 얻어가지고 같이 다닙니다. <br> <br>[교회 방문자 대화] <br>- 지금 아저씨는 어디로 다니셔? <br>- 나는 이태원동 OO교회라고 있거든. 11시에 끝나면 4천 원씩 주고 <br> 밥 먹고 그리고 신월동으로 가는 거야. <br> <br>어르신들은 하루동안 여러 종교시설을 찾아다니며 용돈벌이를 합니다. <br> <br>[정 모 씨] <br>피곤해도 가야되잖아요. 혼자 사니까 쌀도 사먹고 그런 거죠. <br><br>이광호 할아버지는 이른 새벽 온 동네를 돌며 폐지를 줍습니다. <br> <br>[이광호 (69세)] <br>새벽 3시 조금 넘어서 나와요. <br> <br>여덟 시간 동안 주운 폐지를 싣고 찾아온 곳은 도보 40분 거리의 고물상. <br> <br>[피디] <br>몇 kg에 얼마 받으셨어요? <br> <br>[이광호 (69세)] <br>(폐지) 110kg에 6천 6백 원이요. 생활이 빠듯해요. 그러니까 죽으나 사나 박스가 (1kg당) 10원이라도 일 해야 돼요. <br> <br>연금과 기초생활비, 폐지값을 합친 수입은 월 70만 원 가량. <br> <br>고정비용을 제외하면 겨우 20여만 원으로 한달 식비를 해결해야 합니다. <br><br>같은 동네 76살 김성례 할아버지도 비슷한 상황입니다. <br> <br>이것저것 합친 월수입은 약 60만 원 정도. <br> <br>생활비를 빼면 하루 세 끼를 단돈 5천원에 해결해야 합니다. <br> <br>무료급식소를 찾아갈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. 식사도 해결하고 반가운 얼굴도 만날 수 있는 자리입니다. <br> <br>[이광호, 김성례 씨 대화] <br>-얼마 벌었어? <br>-6천 5백 원. 아니 6천 6백 원 <br>-6천 6백 원 벌었으면 많이 벌었구만. <br> <br>두 사람이 찾은 곳은 매주 토요일,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무료 점심을 줍니다. <br> <br>[김만현 / o교회 목사] <br>주말에는 어르신들이 굶으시더라고요. 그래서 주말 동안에 어르신들의 영양(상태)이 부실해질까봐 싶어서 걱정이 돼서 주말에 (무료급식) 하는 거거든요 <br> <br>고기반찬은 매주 빠지지 않습니다. 매 끼니가 걱정인 독거노인들에게는 보양식이 따로 없습니다. <br> <br>[이광호 (69세)] <br>일주일동안 못 먹었던 것을 여기서 영양보충을 다 하는 거죠. <br> <br>누군가에게는 술자리, 식사 약속이 많은 떠들썩한 연말연시. <br><br>그러나 아직도 우리사회 한 구석에는 먹을 게 없어서 굶어야하는, 그래서 무료급식소를 찾아 헤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. <br> <br>김진이 간다, 김진 기자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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